폭행 피해 진술 정리 없이 당황하지 마세요! 상황별 대처 전략

1. 폭행 피해 진술 정리의 첫걸음

2. 상황별 폭행 피해 대처법

3. 진술 정리와 증거 확보 요령

4. 폭행 피해 후 법적 절차 안내

   

안녕하십니까, 법무법인 태하의 이호석 변호사입니다.

늦은 밤 귀갓길, 시비가 붙은 술자리, 심지어 평온해야 할 가정 내에서 예고 없이 찾아오는 폭력의 순간. 그 찰나의 공포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피해자는 '진술'이라는 또 다른 관문 앞에 서게 됩니다.

경찰서 조사실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뒤죽박죽 엉킨 기억을 논리정연하게 풀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분들이 당황한 나머지 사실관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가해자의 회유와 압박에 못 이겨 불리한 진술을 하여 정당한 권리를 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접합니다.

이 글은 바로 그 결정적인 순간, 당신의 목소리가 힘을 잃지 않도록 돕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폭행 피해 직후부터 법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단계별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폭행 피해 진술 정리의 첫걸음

폭행 피해를 당한 직후에는 신체적 고통과 함께 극심한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됩니다. 분노, 두려움, 억울함 등 여러 감정이 뒤섞여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 시점의 초기 대응이 사건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가해자와 즉시 분리되어 추가적인 위협이 없는 장소로 이동하고, 심호흡을 통해 잠시나마 평정심을 되찾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섣불리 행동하거나 진술하면 오히려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정이 되었다면, 기억이 생생할 때 사건의 전말을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창한 보고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스마트폰 메모장이든, 작은 수첩이든 상관없습니다. 사건 발생 전의 상황, 폭행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대화나 행동, 폭행이 시작된 시점과 끝난 시점, 구체적인 폭행 방식(주먹, 발, 물건 등), 상해 부위, 가해자와의 관계, 주변 목격자 유무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초기 기록은 추후 경찰 진술 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잊어버릴 수 있는 중요한 세부 사항을 상기시키는 결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진술의 일관성은 피해 사실의 신빙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진술 전 반드시 기억해야 할 3가지 원칙

폭행 피해 후 조사에 임하기 전, 다음 세 가지를 마음속에 새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안전 확보 후 심리적 안정 찾기. 격앙된 감정은 진술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둘째, 육하원칙에 따른 사건 기록.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폭행했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셋째, 섣부른 합의나 사과 요구 금지. 가해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은 2차 피해나 불리한 증거를 남길 수 있으므로, 법률 조력을 받기 전까지는 신중해야 합니다.

상황별 폭행 피해 대처법

폭행은 다양한 상황과 관계 속에서 발생하며, 각 상황에 맞는 초기 대처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폭행 사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도 있지만,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한 대응은 사건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일면식 없는 사람에게 당한 '묻지마 폭행'과 지속적인 관계에서 발생한 '가정폭력'은 증거 수집 방법이나 법적 쟁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을 보존하고 즉시 112에 신고하는 것입니다. 특히 모르는 사람에게 폭행을 당했거나, 다중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면 경찰의 현장 출동은 CCTV 확보, 목격자 진술 확보 등 초기 증거 수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직장 내 폭행의 경우, 사내 절차(고충처리위원회 등)와 형사 절차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동료들의 증언이나 이메일, 메신저 대화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가정폭력이나 데이트 폭력과 같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폭행은 지속성과 반복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므로, 과거의 폭행 기록, 문자 메시지, 녹취, 주변인의 증언 등을 꾸준히 모아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래 표는 주요 상황별 초기 대처법을 정리한 것입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확인하고 침착하게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진술 정리와 증거 확보 요령

경찰 조사는 폭행 사건의 첫 단추를 꿰는 매우 중요한 절차입니다. 이때 어떻게 진술하고 어떤 증거를 제출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에 임하기 전, 체계적으로 진술을 정리하고 확보 가능한 모든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진술 정리 방법은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사건 발생의 배경, 원인이 된 사소한 언쟁이나 행동, 폭행의 시작과 진행 과정, 폭행 이후의 상황 등을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함께 상세하게 작성해 보세요.

증거는 객관적으로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폭행 직후 상처 부위를 여러 각도에서 선명하게 촬영해두는 것은 기본입니다.
가능하다면 날짜와 시간이 표시되도록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즉시 병원(응급실 또는 정형외과, 외과 등)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고 상해진단서나 소견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진단서에는 상해 부위, 정도, 치료 기간 등이 명시되어 폭행의 객관적인 결과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또한, 사건 현장 주변의 CCTV, 차량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의 연락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해자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등도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거들을 진술 내용과 함께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여 제출하면 진술의 신빙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진술 시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유의점

조사 과정에서 감정에 휩쓸려 과장하거나 추측성 발언을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죽이려고 달려드는 것 같았다"와 같은 주관적인 표현보다는 "주먹으로 얼굴을 3회 가격했다"처럼 객관적인 사실 위주로 진술해야 합니다. 잘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억지로 꾸며내는 것보다 낫습니다. 또한, 상대방의 도발에 일부 대응한 사실이 있더라도 이를 숨기기보다는 솔직하게 진술하고 정당방위나 방어 행위였음을 주장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불리한 사실을 숨기다 추후에 드러나면 진술 전체의 신뢰도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폭행 피해 후 법적 절차 안내

폭행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고소)하면 본격적인 법적 절차가 시작됩니다. 일반적인 형사 절차는 '경찰 수사 → 검찰 송치 → 기소/불기소 결정 → 형사 재판' 순으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의 특징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경찰 단계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피의자)를 각각 소환하여 조사를 진행하고, 제출된 증거와 진술을 토대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합니다. 이 단계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확보한 증거를 빠짐없이 제출해야 합니다.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갑니다(송치). 검사는 경찰의 수사 기록을 검토하고, 필요시 추가 조사를 거쳐 가해자를 재판에 넘길지(기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만약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가해자가 기소되면 법원에서 형사 재판이 열리게 됩니다.
피해자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할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민사소송을 통해 치료비,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은 형사 재판 결과를 근거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형사 절차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민사상 권리 구제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복잡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절차 진행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지키고 싶다면, 초기 단계부터 법률 대리인의 조력을 구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폭행 당한 후 바로 신고하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고소할 수 있나요?

A.네, 가능합니다. 폭행죄의 공소시효는 5년(존속폭행은 7년), 상해죄는 7년입니다. 시간이 지났더라도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면 고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증거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Q.상대방과 서로 때리는 '쌍방폭행'이 되면 무조건 똑같이 처벌받나요?

A.그렇지 않습니다. '쌍방폭행'이라 하더라도 먼저 폭행을 시작한 경위, 폭행의 정도, 방어 행위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될 경우 처벌받지 않을 수도 있으며, 각자의 가담 정도에 따라 벌금액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Q.가해자가 계속 합의를 요구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A.합의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적절한 피해 보상을 제안한다면 고려해볼 수 있지만, 섣불리 합의하면 나중에 추가적인 손해배상 청구나 형사 처벌을 요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합의서 작성 시에는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본인에게 불리한 조항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상해진단서가 없으면 폭행죄로 처벌하기 어려운가요?

A.상해진단서는 상해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이지만, 폭행죄 성립의 필수 요건은 아닙니다. 폭행죄는 신체에 대한 일체의 불법적인 유형력 행사를 의미하므로, 상처가 없더라도 목격자 진술, CCTV 영상 등 다른 증거를 통해 폭행 사실이 인정되면 처벌이 가능합니다. 다만, 상해진단서가 있으면 상해죄로 더 무겁게 처벌받도록 할 수 있습니다.

Q.변호사의 도움이 꼭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요?

A.사건이 복잡하거나, 상대방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경우, 상해 정도가 심각하여 중한 처벌을 원하는 경우, 가해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두렵고 힘든 경우 등에는 법률 대리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수사 단계부터 함께하여 진술 방향을 잡고,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대변하여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법률 책임 : 채의준 변호사